5월 13일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조리 흄(Cooking Oil Fume)'으로 인해 폐암(肺癌)에 걸린 조리사가 130명을 넘어섰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학생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주는 조리사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 어두운 현실이죠. 폐암은 초기 증상이 제대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암 중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아요. 10명 중 2명이 폐암으로 사망하는 수준이죠. 조리 흄이 뭔지, 몸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봐요.
조리 흄은 '요리 매연'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음식을 조리할 때 재료의 여러 성분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미세 먼지예요. 보통 높은 온도에서 기름에 볶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때 자주 발생해요. 세계보건기구(WHO)는 2010년부터 조리 흄을 1급 발암물질(發癌物質)로 분류해요. 입자의 지름이 100㎚(나노미터) 이하로 초미세 먼지보다도 작은 수준이죠. 이렇게 작은 조리 흄은 기관지를 통해 우리 몸 안으로 들어와 공기주머니라고 불리는 폐포(肺胞)에 쌓여요. 폐포 깊숙이 쌓인 조리 흄은 염증을 일으키고, 이 염증이 커져 암으로 이어지는 거예요. 담배 연기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랍니다. 담배 연기에 들어있는 성분이 모두 조리 흄 안에 있기 때문이죠. 니코틴(Nicotine), 이산화탄소(Carbon dioxide),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가 폐암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성분이에요. 니코틴은 모든 신경을 마비시키고 혈관을 수축시켜요. 이산화탄소를 마시면 산소를 폐와 심장으로 전달하는 능력을 더디게 만들면서 호흡곤란과 심장마비가 생길 수 있지요. 포름알데히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가전제품, 장난감, 페인트 등에 두루 쓰이지만 이를 마시게 되면 천식 등 호흡 질환뿐 아니라, 두드러기 등 피부 질병도 일으킬 수 있답니다.
각종 발암물질이 뭉쳐진 조리 흄은 폐암을 일으키는 주범이에요. 2010년 대만에서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조리 환경에선 폐암 발병 위험이 최대 22.7배나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어요. 2023년 중국에서도 조리 흄으로 폐암에 걸릴 확률이 담배를 피워 걸릴 확률보다 높다는 연구도 나왔고요. 특히 조리를 마치고 조리 기구들의 기름때를 청소할 때 역시 조리 흄이 발생해요. 보통 세정제 등 약품을 뿌리고 뜨거운 온도에서 기구들을 달구기 때문이죠. 조리 흄으로 인해 폐암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폐의 절반 이상을 도려내거나 독한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해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요. 문제는 조리사뿐 아니라, 주방에서 자주 요리하는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거예요. 서울 보라매병원 호흡기내과 연구팀에 따르면, 조리를 자주 하는 여성의 경우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폐암 발생률이 최대 8배나 높았어요.
조리 흄으로부터 최소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실내 환기가 가장 중요해요. 공기가 순환되지 않으면, 조리 흄은 어쩔 수 없이 공기 중에 맴돌기 때문에 흡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지하보단 창문이 있는 지상일수록 조리 흄을 내보내기가 쉽죠. 이 외에도 볶거나 튀기는 요리를 할 땐 반드시 KF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랍니다.

